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2.1.


《기차 타고 부산에서 런던까지》

 정은주 글·박해랑 그림, 키다리, 2019.10.28.



이레 남짓 앞서 작은아이하고 순천마실을 다녀올 적에 〈도그책방〉에 들러서 다리를 쉬었는데, 이때 작은아이는 《기차 타고 부산에서 런던까지》를 골랐다. 기차가 처음부터 끝까지 나오니 이 그림책을 고르네 하고 여겼다. “보라야? 지난길에 보라가 장만한 그림책 좀 보여주겠니? 아버지도 보게.” 큰판으로 나온 그림책은 러시아에서 뭍을 가로질러 영국까지 달리는 이야기를 보여준다. 아이들은 기차마실을 그림책으로 넘기면서 무엇을 보거나 느끼거나 생각할까? 한국이란 터를 떠나면 한국말은 한 마디도 없는 줄 얼마나 헤아릴 만할까? 어른 손을 따라 그냥 기차에 몸을 싣기만 하면 되지는 않다만, 아이들이 굳이 그런 대목을 알아야 하지 않겠지. 더 헤아리면, 아이들은 기차표이든 나라하고 나라 사이를 가른 금이든, 따져야 할 일이 없다. 아이들은 낯선 나라 어린이도 동무이자 이웃이다. 아이들은 낯선 별 숨결도 동무요 이웃이다. 기차 비행기 배 모두 없어도 좋다. 우리는 늘 마음으로 모든 곳을 드나들고 다녀오며 누린다. 그나저나 이 그림책에서는 한국 고속철도(ktx)가 마치 넓고 아늑한 듯 그린다만, 글쎄, 모르겠다. 우리 집 아이들은 칸칸이 닭우리처럼 좁은 그 기차는 안 좋아하는걸. 고속철도는 아이들한테마저 매우 좁은걸.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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