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걸어가거나 바다를 날아오거나 - 박남준의 악양편지
박남준 지음 / 한겨레출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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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책으로 삶읽기 571


《하늘을 걸어가거나 바다를 날아오거나》

 박남준

 한겨레출판

 2017.8.21.



다 마른 곶감 어디에 담을까 여기저기 뒤적쥐적 궁리를 하다가, 보내온 선물 모두 나누어 먹은 빈 바구리가 눈에 띄었다. (14쪽)


달래꽃이 피었다. 부족한 빗방울 탓하지 않고 꽃 송이송이 이슬처럼 매달고서 감사의 고개 숙인다. (53쪽)


천 재료는 남해에서 천연염색을 하는 이가 제공한 것이다. 요새는 시도 잘 써지지 않는데, 어디 한번 바느질 연습을 더 연마해서 본격적으로 찻잔받침 장사로 나서 봐? (97쪽)



《하늘을 걸어가거나 바다를 날아오거나》(박남준, 한겨레출판, 2017)는 악양이란 고장에서 숲을 품으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글쓴님은 ‘시를 쓰기 힘들다’면서, 시 말고 토막글하고 사진을 엮어서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름드리숲에 깃든다면 시를 쓸 일이 없으리라. 거꾸로 아름드리숲에 깃들기에 숲이 들려주는 노래를 고스란히 옮겨적을 만하다. 아름드리숲에서 푸르게 빛나며 고요히 지내면 되겠지. 또는 아름드리숲에서 스스로 푸르게 빛나는 하루를 더욱 짤막하게 옮겨도 되리라. 시가 대수로운가. 한 줄도 시요, 두 줄도 시인걸. 무엇보다도 문학이나 시라고 하는 이름을 내려놓고서 마주하면 언제나 노래가 술술 흐르겠지.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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