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총각 산하작은아이들 25
백석 글, 오치근 그림 / 산하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196


《산골 총각》

 백석 글

 오치근 그림

 산하

 2004.3.10.



  눈이 펑펑 쏟아지는 고장에서 나고 자라는 사람은 언제나 마음에 눈빛을 담습니다. 비가 줄줄 내리는 고을에서 나고 자라는 사람은 늘 마음에 비내음을 건사합니다.  자동차가 춤추고 밤에는 불빛이 가득한 터에서 나고 자라는 사람은 노상 마음에 서울스러운 생각이 흐릅니다. 바다를 곁에 두기에 바다빛입니다. 숲에 깃들기에 숲빛입니다. 하늘을 머금어 하늘빛이에요. 고꾸자리거나 자빠지는 나날이기에 밑거름으로 삼는 눈물이라면, 노래하고 활짝 웃는 하루이기에 밑바탕이 되는 기쁨이겠지요. 《산골 총각》을 펴면서 두 가지 숨결을 느낍니다. 군홧발에 밟힌 나라에서 태어나 자라는 분은 그러한 터전에서 이 글자락을 길어올렸군요. 멧골에서 아이들하고 곁님을 사랑하는 나날을 누리는 그림지기는 오늘 이곳에서 옛글을 살려서 새살림을 꿈꾸네요. 머나먼 두 곳에서 저마다 다른 때를 살던 이야기가 그림책 하나에서 어우러집니다. 멧골 사내는 어떤 꿈길을 가고 싶었을까요? 우락부락한 도깨비는 왜 동무가 없이 골부림질에 혼차지라는 재미없는 길을 가려 했을까요? 멧골 사내는 도깨비하고 씨름을 거듭하면서 이 마음 가난한 도깨비가 부디 착하고 참한 불꽃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바랐겠네 싶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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