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빼떼기 ㅣ 권정생 문학 그림책 2
권정생 지음, 김환영 그림 / 창비 / 2017년 5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10
《빼떼기》
권정생 글
김환영 그림
창비
2017.5.4.
돈이 많기에 잘산다고 하지 않습니다. ‘잘살다’는 “돈이 넉넉한 삶” 하나만 가리킬 수 없습니다. 하고픈 일을 마음껏 하기에 ‘잘사네’ 하고 말해요. 스스로 바라거나 그리는 대로 살기에 ‘잘사는군’ 하고 말하지요. 즐겁거나 넉넉한 마음이니 ‘잘살잖아’ 하고 말합니다. 걱정도 근심도 미움도 시샘도 짜증도 없이 살 적에 ‘잘살지’ 하고 말하고요. 지난날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요? 일제강점기나 한국전쟁이 불거진 때라 하더라도 사람들은 사랑을 했고, 아기를 낳았고, 놀이를 물려주었고, 노래를 했어요. 가난하거나 배고프다 하더라도 이웃사랑이며 어깨동무가 흘렀어요. 《빼떼기》는 고단하거나 가난하다고 이르던 무렵 여느 병아리가 어떻게 자라고 살다가 이 땅을 떠나는가 하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이 병아리하고 얼크러지던 사람들 살림자락도 나란히 짚어요. 두 나라지기가 일으킨 싸움밭에서 숱한 사람이 죽고 다치며 집을 잃습니다. 두 나라지기는 싸움이 끝난 뒤에도 멀쩡하지만 마을이며 삶터는 다 망가졌습니다. 그러나 닭은 알을 낳고, 아이들은 뛰놀면서 웃습니다. 검질기진 않아요. 싱그러운 숨결이기에 늘 새롭게 깨어납니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