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25.


《내가 끓이는 생일 미역국》

 바람하늘지기 기획, 고은정 글·안경자 그림, 철수와영희, 2020.1.20.



두 아이가 자라는 동안 미역국을 얼마나 끓였나. 곁님을 만나 새삼스레 끓인 미역국이요, 곁님 입맛에 맞추어 요모조모 가다듬고 추스르기를 열네 해에 이르니, 어머니가 물려준 손길에 새로운 마음을 담아서 거뜬히 한 솥을 끓여낸다. 두 아이더러 아버지나 어머니 없이 혼자 미역국을 끓여 보라고 맛차림을 종이에 적어서 건넨 뒤 스스로 하도록 이끈 지는 몇 해째이지? 미역을 불리고, 더 맛나게 하려면 다시마도 불리고, 말린표고가 있으면 이 아이도 같이 불리고, 브로콜리나 시금치를 데쳤으면 이 풀물을 섞기도 하는, 또 무랑 마늘을 먼저 참기름이나 들기름에 볶고서 미역을 잘게 썰어 볶고는, 배춧잎도 척척 썰어서 같이 끓이면 ‘우리 집 미역국’이 짠. 그렇다. 우리 집은 미역국에 아무런 고기를 안 쓴다. 무·마늘·미역 세 가지로만 끓이기도 하고, 배추랑 된장이랑 청국장가루를 곁들이기도 하며, 설날에는 떡국떡에 달걀을 풀기도 한다. 《내가 끓이는 생일 미역국》을 찬찬히 넘긴다. 미역국 그림책이라니! 얼마나 멋진가! 쉬우면서도 새롭고, 집마다 사람마다 달리 끓이는 길이 끝없는 미역국! 한 해 내내 새로 태어난 날이라 여기면 날마다 갖가지 미역국을 끓여도 즐겁다. 아침에 큰솥으로 끓인 미역국이 저녁에 동났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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