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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리네 집 1 - 나 땜에 너 땜에 산다 ㅣ 보리 만화밥 2
장차현실 지음 / 보리 / 2015년 8월
평점 :
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55
《또리네 집 1》
장차현실
보리
2015.8.1.
가끔 톡 튀어나오는 말 가운데 ‘언제나 그렇지만’이 있어요. 왜 이런 말이 튀어나오나 하고 돌아보면 ‘참말로 그렇기’ 때문일 텐데, ‘그렇다고 언제나 그렇기만 하려나?’ 하고 돌아보다가 ‘뭐 늘 그렇기는 하잖아’ 하는 생각이 들고, ‘아니야, 여태 그렇기는 하지만, 그대로 가기보다는 바꾸고 싶다면 나부터 생각을 바꿀 노릇 아닌가?’ 하고 마무리를 짓습니다. 《또리네 집》은 첫걸음이 나오고 나서 두걸음은 도무지 나올 낌새가 없습니다. 어쩌면 안 나올는지 모르고 먼먼 뒷날에 나올 수 있습니다. 낱권으로 묶기 앞서 모두 읽은 만화를 새삼스레 펼치다가 새롭게 깨닫습니다. 이 만화를 그린 분처럼 ‘아버지 주먹다짐’에 마음 깊이 아팠던 사람들이 많고, ‘따사로운 아버지 품’을 누린 사람도 제법 있어요. 왜 우리는 이렇게 다른 어린 날을 보냈을까요? 어릴 적에 치러야 했던, 빠져나오거나 끝장 좀 내고 싶던 그 ‘아버지 주먹질’이란 무슨 뜻이었을까요? 사랑 없던 품에서 자랐어도 사랑을 그리는 아주머니는 이녁 딸이며 곁사내이며 작은아이까지 앞으로 언제까지나 따스한 살림길이기를 꿈꿉니다. 그 꿈이 칸칸이 녹아서 흐릅니다. ㅅㄴㄹ
내게도 폭력 아버지가 있었다. 어머니는 그런 상황을 이겨내려고 우리를 아군으로 만들었다. 우리는 하나가 되어 아버지를 미워했다. 내 마음속에는 아버지가 채워 주지 못한 것들 때문에 결핍감이 우글거렸다. (14쪽)
우리 집에는 그분이 사신다. 내 딸이자 우리 식구이신 은혜. 2층 자기 방에서 말이다. 자기 방에서 나오려고 하지 않는 은혜. 자신과 같은 지적장애인 친구들과 문자를 주고받거나 숙제를 하거나 편지를 쓴다. 자기 세계에 빠져 도무지 식구들과 소통하려 들지 않는다. 예전에는 우리에게 대충 맞추며 살았지만 이젠 내 방식대로 살 거란 듯이 행동한다. (222∼22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