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21.
《북숍 스토리》
젠 캠벨 글/조동섭 옮김, 아날로그, 2017.9.27.
책이 속삭인다. “처음 날 살 적에는 바로 읽는 듯하더니, 벌써 몇 해째 그대로 두니?” “그렇지. 하루하루 미루니 어느새 오늘이네. 오늘은 더 미루지 않을게.” 설을 앞두고 마을 빨래터 물이끼 걷기를 한다. 작은아이는 빨래터 물살에 띄울 대나무 배를 다 깎았으면서 집에서 다른 종이놀이를 하느라 바쁘다. 큰아이는 따라나선다. 1월 한복판 아직 시린 샘물을 느끼며 물이끼를 걷는다. 발을 말리면서 《북숍 스토리》를 편다. 발이 말랐다 싶을 무렵 책을 덮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마을 할매가 우리를 보고 고맙다며 절을 한다. 우리도 꾸벅 절을 한다. 미역국을 끓일까 생각하며 큰아이하고 읍내에 저자마실을 다녀온다. 가게를 지나는 길에 ‘산딸기 치킨’이란 이름이 붙은 닭집이 새로 보인다. 튀김닭을 다루는데 ‘산딸기’란 이름을 붙인다니 무척 재미있는 곳이로구나 싶다. 무척 오랜만에 튀김닭을 장만하기로 한다. 저자마실을 하는 길에 책은 다 읽었고, 집으로 돌아가는 시골버스에서 ‘부들’을 놓고 동시를 한 자락 적는다. 이러고도 틈이 남아 2분쯤 가볍게 눈을 붙이니 우리 마을로 돌아오네. 《북숍 스토리》는 퍽 허술했다. 300곳에 이르는 책집을 겉핥기로 다루기보다는 30곳쯤 알차게 다루는 틀이었다면 좋았겠구나 싶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