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파르티잔 행동 지침 민음의 시 166
서효인 지음 / 민음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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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시읽기

노래책시렁 119


《소년 파르티잔 행동 지침》

 서효인

 민음사

 2010.5.31.



  톡 건드린다고 했으나 그만 와르르 무너지며 와장창 깨지기도 합니다. 그럴 생각은 없었지만 일이 벌어졌습니다. 가슴이 방망이질을 합니다. 어쩔 줄을 모릅니다. 앞으로 들을 꾸지람에 머리카락이 곤두섭니다. 어떤 잘못이든 누구나 저지를 수 있습니다. 아이도 어른도 똑같이 말썽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언제나 그다음이에요. 무엇부터 하면 좋을까요? 두근두근하는 아이를 먼저 고이 품고서 달랠까요, 무너져서 깨진 것들을 쳐다볼까요? 《소년 파르티잔 행동 지침》을 읽으며 어린 날을 가만히 돌아봅니다. 시쓴님이 겪은 지난삶이 노래마다 아프게 흐릅니다. 시를 쓰는 오늘 마주하는 이야기가 따갑게 어우러집니다. 왜 그때 그들은 그렇게 해야 했을는지 모릅니다. 다만 그때 그들은 참다운 사랑도 삶도 슬기도 보거나 듣지 못했으리라 느껴요. 그때 그들한테 찬찬히 알려주거나 이끈 다른 어른이 없었지 싶어요. 이제 우리 몫입니다. 오늘 이곳에서 우리도 그때 그들하고 똑같이 굴면 좋을까요, 아니면 우리는 새롭게 꿈꾸는 걸음나비가 되어 손을 맞잡는 쪽으로 돌아서면 즐거울까요. 싸움꾼 길이 있습니다. 사랑둥이 길이 있어요. 사이좋은 숲길도 있고요.  ㅅㄴㄹ



선생은 실컷 때렸다 엉덩이에 담뱃불이 붙을 때까지, 그리고 날 선 숨을 기다란 코털 사이로 들이켜며 꺼지라 했다 그들은 교실의 모서리로 깊이 꺼졌다 (분노의 시절―분노 조절법 중급반/22쪽)


그는 세탁기를 붙잡고 / 아무 버튼이나 누른다 / 그는 구운 생선의 미소 / 무너져 가는 회사의 등이 굽은 양식어 (그리고 다시 아침/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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