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9.


《또리네 집 1》

 장차현실 글·그림, 보리, 2015.8.1.



아프던 아이들이 조금씩 깨어난다. 그럼, 너희가 아픈 까닭은 한결 튼튼한 몸으로 거듭나고 싶기 때문이란다. 알겠니? 우리는 밤마다 죽기 때문에 잠들고, 아침마다 새로 태어나기에 일어나지. 늘 새로운 몸으로 달라지고 언제나 빛나는 마음으로 눈을 뜨지. 골골거리던 몸을 털고 일어선 아이한테 예전 일을 물으면 거의 하나도 못 떠올린다. 그럴 만하지 않겠는가. 벌써 ‘그 옛몸’은 훌훌 털어내고서 오늘 이렇게 훌쩍 자랐으니까. 《또리네 집 1》를 새삼스레 되읽는다. 첫걸음에 이은 두걸음은 나오려나 안 나오려나 아리송하다. 다만 낱책 하나로 묶은 《또리네 집》이 되기 앞서 이곳저곳에서 이 만화를 다 읽었다. 나는 진작 이 만화를 다 읽었기에 어느 알맞춤한 곳에서 부디 이 만화를 하나로 그러모아 주기를 바랐다. 어릴 적부터 품은 멍울을 풀어내고, 새롭게 살고 싶은 꿈을 담아내고, 아이를 맞이하면서 보내던 힘겨운 나날을 그리다가는, 또 새로운 짝하고 짓는 오늘 이야기는 쉽게 넘길 만하지 않은 발자국이다. 그러나 이 발자국이 바로 우리 ‘현대사’ 아닐까? 여성사라고만 할 수 없다. 그저 우리 현대사요, 생활사이며 가정사이고, 고스란히 우리 모습이자, 앞으로 밑거름으로 삼을 눈물이자 웃음이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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