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5.


《내게 행복을 주는 그림책》

 이루리 글, 북극곰, 2019.7.12.



마당 한켠에서 아구아구 소리가 난다. 무척 맛나게 먹는 소리이다. 가만히 보니 직박구리를 잡아먹는 고양이가 내는 소리이다. 이 녀석, 나무에 슬슬 타고 올라서 조용히 기다렸다가 냉큼 한 마리 물었구나. 어쩐지, 우리 집 나무를 둘러싸고 온갖 새가 떼지어서 이리저리 춤추더니, 고양이한테 잡힌 직박구리 때문에 다들 부산하구나. 낮이 되기를 기다려 마을 샘터에 물이끼를 걷으러 간다. 이제 물이끼를 다 걷었구나 싶을 무렵 수세미 자루 끝이 똑 부러진다. 여러 해를 잘 쓴 작대수세미가 이제 숨을 다하는 셈이네. 샘터 담벼락에 올라앉는다. 《내게 행복을 주는 그림책》을 편다. 발바닥이 마르기를 기다리며 어느새 훌쩍 다 읽는다. 글쓴님은 북극곰이란 출판사를 꾸리는 일꾼이다. 북극곰 출판사에서 어떤 그림책을 어떻게 반기면서 펴냈나 하는 이야기를 다루면서, 스스로 어떤 그림책을 아끼는가 하는 이야기를 곁들인다. 다만 북극곰 그림책하고 다른 곳 그림책을 갈라서 엮으면 한결 나았겠구나 싶다. 살짝 뒤엉킨다. 그리고 그림책 줄거리를 너무 길게 밝히고, 스스로 무엇을 느꼈는가 하는 이야기는 짧다. 굳이 줄거리는 안 밝혀도 좋고, 속그림은 안 보여줘도 된다. 온누리에 바라는 목소리보다 스스로 거듭난 얘기를 쓰면 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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