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2.


《블랙잭 창작 비화 5》

 미야자키 마사루 글·요시모토 코지 그림/김시내 옮김, 학산문화사, 2017.7.25.



마을에 새로 들어오신 분이 있다. 마을회관에 떡이며 술을 차려 놓았다는 방송이 나온다. 골골대는 세 사람은 집에 두고 혼자 찾아간다. 제주에서 살다가 고흥으로 건너오신 분이란다. 고흥서 살다가 제주로 가는 분도 더러 있을 텐데, 제주서 살다가 고흥으로 오는 분도 꽤 있다. 그런데 마을 할아버지는 마을회관에 떡이랑 술을 차린 대목이 섭섭하단다. 모름지기 이 마을에 누가 새로 들어오면 면소재지나 읍내에 밥집 하나를 잡고서 ‘고기를 구워 먹어야’ 한다고 말씀한다. 마을 할아버지들은 이 말씀을 남기고 모두 우루루 나가신다. 마을이웃이 될 아저씨는 마을 할머니들 사이에 혼자 남는다. 나는 그냥 눌러앉아서 할머니들 화투놀이를 구경하면서 새 이웃 아저씨하고 이야기를 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블랙잭 창작 비화 5》을 책상맡에 여러 해 두었다. 다섯걸음이 마지막이라 얼마나 아껴 두었는지 모른다. 그런데 읽고 보니 네걸음을 빼먹었더라. 설마 몇 해 사이에 네걸음이 판이 끊어지지는 않았겠지? 죽음을 앞둔 날까지 만화만 생각한 그분, 그분 곁에서 도움이로 일한 사람들더러 ‘왜 아직도 테즈카 프로덕션에 남았느냐!’고 다그치며 얼른 홀로서기를 해서 만화가로 나서라고 한 그분. 어른이란 어떤 숨결이요 빛일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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