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12.31.


《아나스타시아 10 아나스타》

 블라지미르 메그레 글/한병석 옮김, 한글샘, 2018.6.25.



한 해가 저무는 길목에서 아픈 작은아이. 이 곁에서 나란히 아픈 큰아이. 덩달아 아픈 곁님. 세 사람은 얼마나 무럭무럭 크려고 한꺼번에 골골댈까. 넷 가운데 멀쩡한 사람이 집일을 도맡고, 이래저래 심부름을 한다. 한참 드러누웠다가 문득 기운이 올라서 신나게 노는 아이들은 기운을 다 썼는지 새로 눕는다. 이것을 먹고 싶으며 저것을 먹고 싶다 해서 이모저모 차려 주면 “다 맛없어.” 하면서 물린다. 아플 적에는 물도 안 마시지. 내가 얼결에 이것도 저것도 먹으며 하루를 보낸다. 올해에는 마음읽기를 어느 만큼 틔웠으니 새해에는 마음노래를 한결 기쁘게 부르자고 생각한다. 한 해 마무리를 하는 노래꽃으로 냉이 이야기를 썼다. 냉이 마음을 읽고서 옮기는데, 참 많은 풀이 겨울바람을 품고서 더욱 푸르더라. 《아나스타시아 10 아나스타》를 아껴서 읽는다. 오롯이 숲아이로 태어나서 자라는 ‘아나스타’ 곁에는 갖은 푸나무하고 새하고 짐승이 동무이자 이웃으로 지낸다. 아나스타를 낳은 어머니 아나스타시아는 꽤 떨어진 채 즐거이 숲살림을 노래한다. 생각해 보니 오늘날 이 나라 어린이는 ‘학교 또래’만 있을 뿐, 새도 푸나무도 바람도 짐승도 벌나비도 동무나 이웃으로 못 삼는다. 이렇다면 마음읽기도 마음벗도 다 멀어지겠지.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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