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12.29.


《크다! 작다!》

 장성익 글·이윤미 그림, 분홍고래, 2018.11.16.



도끼 한 자루를 장만하면서 생각한다. 아, 시골에서도 좋은 손도끼를 장만하기 어렵구나. 나무를 패서 장작을 쓰는 이가 드물기에 도끼 한 자루를 제대로 벼리던 솜씨가 사라졌을는지 모른다. 도끼도 손수 벼려서 써야 할까? 아니면 노르웨이로 날아가서 그곳에서 도끼 몇 자루를 사서 들고 와야 할까? 틀림없이 노르웨이나 핀란드나 아이슬랜드나 캐나다 같은 나라에서는 도끼를 잘 벼리리라 본다. 이래저래 생각하며 면소재지 철물점을 들러 집으로 오는 길에 잘린 길나무를 본다. 자전거를 멈추고 줄기 끝을 팬다. 곁님이 뜨개바늘을 한창 깎으니, 이 나무도 좋을 듯하다. 턱턱턱 나무살이 터진다. 좋구나. 톱, 망치, 도끼, 손드릴, 낫, 숫돌. 투박한 연장이 손맛을 살린다. 《크다! 작다!》를 읽었다. 우리 삶터를 이루는 바탕이 무엇일 적에 아름다울까 하고 묻는 책이다. 그래, 큰 것도 작은 것도 없지. 커야 하지 않되 작아야 할 까닭이 없지. 그저 삶을 바라보면 되고, 살림을 지을 노릇이다. 언제나 사랑으로 하루를 맞이할 일이요, 서로 손을 맞잡고 숲을 가꿀 줄 알면 즐겁겠지. 그나저나 손도끼는 아이들한테 꽤 묵직할 듯하다. 찬찬히 다루도록 천천히 이끌어야지. 서두르면 다치지만, 느긋하면 겨울볕을 머금으면서 나무소꿉을 누리리라.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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