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에코백 : 어느 분이 그러더라, ‘에코백을 장만해서 제대로 쓰려면 삼백 판 넘게 들고 다니면서 써야 한다’고. 그런데 마땅한 일 아닌가? 삼백 판이 아니라 스무 해나 서른 해쯤 쓰려고, 또 이렇게 쓰면서 틈틈이 기우고 손질해서 아이한테 물려주려고 곁에 두는 천바구니 아닐까? 나는 책이며 옷이며 일감이며 물병이며 사진기이며 갖은 살림을 등짐이나 끌짐에 채워서 마실을 다닌다. 혼자 다닐 적에도 천바구니는 열 자루쯤 있어야 하는데, 아이들 이끌고 다닐라치면 스무 자루쯤 있어야 넉넉하다. 비닐자루를 하나도 안 쓰자면, 두 아이랑 곁님까지 넷이 마실을 다닐 적에 천바구니가 서른쯤 있어야 안 아쉽겠더라. 누구는 뭘 그리 많이 갖추려 하느냐고 묻지만, 말 그대로 비닐자루를 하나도 안 쓰자면 그리 갖추어야 한다. 크고 펑퍼짐한 천바구니, 옷만 담는 천바구니, 살짝 작거나 제법 작은 주머니 같은 천바구니, 이렇게 여러 가지로 두루 갖추어 그때그때 다르게 쓴다. 그리고 보름이나 한 달에 한 벌쯤 빨래를 해서 햇볕이랑 바람에 말린다. 2019.12.24.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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