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12.24.


《모자》

 토미 웅게러 글·그림/진정미 옮김, 시공주니어, 2002.3.5.



여러 해 앞서 처음으로 안동을 찾아간 적이 있다. 그때에는 아이들을 이끌고 안동 이하마을 편해문 아저씨네에 마실을 가는 길이었고, 올여름에 영양 가는 길목에 살짝 거쳐 갔다. 안동 시내는 이제 비로소 밟는다. 버스나루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시청 쪽으로 간다. 이 고장에 새로 열었다는 헌책집 〈마리서사 오로지책〉을 찾아간다. 손전화 길그림으로 손쉽게 찾는다. 이동안 이 골목 저 길을 거니는데 옷집이 참 많다. 하긴. 어느 고장이든 밥집하고 옷집이 엄청 많다. 먹고 입어야 하니 그럴 텐데, 이다음으로 ‘생각하는’ 삶이나 ‘사랑하는’ 살림을 이끌 곳으로는 무엇이 있어야 할까? 간판을 바꾸어 주고 ‘문화거리’를 목돈 들여 꾸미면 ‘생각하고 사랑하는’ 길을 열 수 있을까? 그림책 《모자》를 요즈막에 곰곰이 되읽었다. 읽고 또 읽었다. 머리에 씌우는 ‘갓’ 이야기인데, 갓이든 신 저고리 치마 바지 버선이든, 우리는 이 옷가지에 어떤 마음을 담거나 어떤 말을 속삭일까? 무생물이나 소모품으로 여기며 함부로 다루지는 않을까? 사람이나 나무나 나비하고 똑같이 싱그러운 숨결이 흐른다고 느낄 수 있을까? 저녁에 영양에 닿아 ‘시읽기모임’을 하는 분들하고 이야기꽃을 폈다. 시를 읽고 쓰는 아저씨들은 아름답더라.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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