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즐겁게 굶기 : 우리가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다면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고픈 줄 모른다. 아니, 즐겁게 보낼 적에는 ‘즐거운 일이나 놀이나 노래나 춤’을 온몸으로 맞아들이느라, 이 기운으로 몸은 새롭게 힘을 낸다. 그러니 굳이 밥이라고 하는 먹을거리를 몸에 집어넣어서 몸에 힘이 나도록 해야 하지 않는다. 즐거운 기운을 마음에 심으면 심을수록 몸은 가볍게 뛰놀 수 있고, 이렇게 하루하루 즐겁게 살고 보면 어느새 우리 몸은 홀가분히 하늘로 띄워서 훨훨 바람을 타고 구름하고도 노니는 나날이 되겠지. 즐겁기에 굶는다. 아니, 즐겁기에 안 먹는다. 안 즐거우니 먹는다. 안 즐거워 마음에 기운이 없고 말아, 이렇게 시들거나 처진 마음인 터라 몸에도 힘이 빠져서, 자꾸자꾸 몸에 먹이를 주고, 이 먹이를 몸이 삭이자니 몸은 더더욱 무거워 날아오를 힘은커녕 걸어다닐 힘조차 못 내곤 한다. 먹으면 먹을수록 졸려서 드러눕고 싶은 까닭이란, 이 무거운 몸을 벗어냐 날아오를 수 있으니, 몸을 누여 잠들도록 하고, 마음은 가볍게 날아오르고 싶기 때문이라 할 만하다. 2019.12.24.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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