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12.17.
《가드를 올리고》
고정순 글·그림, 만만한책방, 2017.11.27.
전주에 있는 마을책집 〈잘 익은 언어들〉 책집지기님이 고정순 님 그림책을 여러 가지 보여주고 이야기해 주셨다.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보니 그동안 문득 들추기는 했으나 막상 사지는 않은 그림책을 빚은 분이었다. 조곤조곤 들려주는 이야기를 마음으로 받아들이면서 곱씹었다. 예전에 나는 무엇을 읽었고, 오늘 나는 이 그림책을 어떻게 다시 듣고 새롭게 만나는가 하고 헤아렸다. 여러 가지 그림책이 있는데 이 가운데 《가드를 올리고》를 장만하자고 생각했다. 이 그림책은 ‘내가 좋아할 만한’ 그림책이 아니지만, ‘내가 장만할 만한’ 그림책이네 하고 느꼈다. 오늘 내가 보기에 마음에 들지 않을 테지만, 그림책을 빚은 분이 앞으로 스무 해나 서른 해 뒤에 새롭게 거듭날 길을 헤아려 보면 오늘 이곳에서 마주하는 이 그림책이 꽤 아름다웁겠구나 하고 느꼈다. 다만, 그림책을 빚은 분이 사랑길을 가면 되겠지. 사랑길 아닌 다른 길을 간다면 아쉽지만 헤어져야 할 노릇이요, 오롯이 사랑길로 그림책을 지으신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마 그러하지 않을까? 모든 새책집이며 헌책집은 모든 책을 사랑으로 마주하면서 사랑으로 읽고, 사랑으로 맞이하고, 사랑으로 다루며, 사랑으로 이웃한테 알려주는 하늘터가 아닐까? 두 팔을 올린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