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12.11.


《호호 아줌마의 나들이》

 알프 프로이센 글·비에른 베리그림/홍연미 옮김, 비룡소, 2001.10.25.



마을고양이는 우리 집에 눌러앉을 생각일까 하고 어림해 보는데, 아무래도 마을고양이 마음일 테지. 아이들은 ‘ㅇㅅ’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다른 마을고양이한테는 ‘ㅇㅂ’이라는 이름도 붙였다. 예전에는 고양이마다 꽤 긴 이름을 붙이더니 짧게 부르는 이름을 생각해 내네. 새가 드나들고 갖은 벌레가 어우러지고, 개미에 나비에 벌에 지렁이에 지네에 뱀에 개구리에 두꺼비에 고양이까지. 우리 책숲에는 고라니하고 꿩하고 족제비하고 너구리하고 갖은 짐승이 곳곳에 보금자리를 틀어서 살아가니 이 이웃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넉넉히 누릴 만하다. 《호호 아줌마의 나들이》를 읽으면 호호 아줌마가 여느 때에는 고양이나 개나 돼지나 닭이 들려주는 말을 듣지 못하지만, 어느새 조그마한 몸으로 바뀌면 모든 이웃이 들려주는 온갖 말을 다 들을 뿐 아니라, 호호 아줌마 생각도 펼 수 있다. 그러게. 우리는 너무 커다란 몸뚱이를 붙잡느라 개미하고 말을 못 섞지는 않을까? 고양이만 한 몸이 된다면, 닭만 한 키가 된다면, 나비만 한 날개를 어깨에 붙인다면, 우리를 둘러싼 숱한 이웃하고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펴면서 한결 아름다이 보금자리를 가꾸고 마을을 일구는 길로 나아가지 않을까? 몸을 내려놓으면 마음을 열 수 있다.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