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12.10.


《니코니코 일기 2》

 오자와 마리 글·그림/장혜영 옮김, 대원씨아이, 2002.9.30.



열두 살 어린이한테 어떤 만화책을 새로 알려주면 좋을까 하고 헤아리다가 《니코니코 일기》를 오랜만에 집는다. 여느 학교를 다니면서 여느 영화나 연속극을 본 열두 살이라면 이 만화책도 좋을 만하겠는데, 살짝 아슬아슬하다 싶은 대목도 보인다. 그린님이 워낙 착한 만화를 빚는 분이기는 한데, 착한 만화를 그리려다가 곧잘 ‘생채기나 멍울을 어떻게 달래거나 씻는가’를 보여주려고 곁들이는 ‘생채기나 멍울’이라는 대목이 조금 걸린다. 곰곰이 본다면 이런 곁그림조차 없이 어떻게 줄거리를 엮겠느냐 말할 만하겠지. 열다섯 살 즈음이라면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할 텐데 싶으면서도, 열두 살이라고 얕게 보지는 말자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나저나 오랜만에 다시 펴는 《니코니코 일기》는 더없이 아름답다. 이 만화가 한국말로 나온 지 열 몇 해가 흐르는데, 아직 이만큼 탄탄하면서 곱게 담아내는 한국만화를 찾기가 어렵다. 이제는 ‘난 아프거든!’ 하는 데에서 맴도는 한국만화는 봐주기 어렵다. ‘난 사랑해!’ 하고 노래하는 길목으로 한 칸씩 나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가시밭길도 꽃밭길로 바라보면 좋겠다. 생각해 보라. 얼핏 보면 가시이지만, 이 가시가 돋은 푸나무일수록 꽃이 훨씬 향긋하고 곱다. 찔레, 딸기, 장미, 탱자, 유자.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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