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12.8.


《쵸가 말한다》

 강혜숙 글·그림, 상, 2014.11.15.



바쁘게 움직이지 말자는 생각을 하고, 짐이 무거우면 택시를 부르자는 생각을 한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서울마실을 하며 길손집을 미리 잡지 않았다. 모임자리를 마치고 가도 되겠거니 하는 생각은, 여느 날이면 틀리지 않았겠으나, 토요일 밤은 참말 틀렸네. 그래도 셈틀칸을 겨우 찾아내어 눈을 조금 붙였고, 날이 밝기 무섭게 전철을 타고 용산역으로 가서 기차를 탔다. 원주 〈터득골북샵〉에서 만난 《쵸가 말한다》를 떠올린다. 이 그림책을 장만해서 우리 집 아이들하고 읽으면 재미있겠네 하고 생각했으나, 이 책을 놓은 책시렁에 ‘예약도서’란 손글씨가 붙었더라. 아하, 그렇구나. 마을책집에 미리 여쭈어 이 그림책을 장만하시는 분이 즐거운 숨결을 누리겠네 하고 생각한다. 숲에서 태어나 자라는 자그마한 아이는 깊이 사랑을 받으면서도 근심걱정도 한몸에 받는다. 아이 어버이는 ‘왜 아직 말을 안 하지?’ 하고 안타까이 쳐다본다.  그럴 수도 있겠지. 그러나 아이는 입으로 말을 안 할 수 있고, 느즈막히 터뜨릴 수 있다. 어버이는 아이 숨결을 읽고서 나누면 된다. 곱상히 생겼든 말든 대수롭지 않다. 마음빛이 바로 목숨이요, 마음결이 바로 우리 모습일 테니까. 아이는 홀로 숲에 깊이 깃들며 새로운 길을 스스로 배운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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