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12.7.


《여행의 이유》

 김영하 글, 문학동네, 2019.4.17.



이웃님 여러분이 때때로 “저는 이 책이 썩 재미있지 않고 어쩐지 허전한데 왜 이렇게 잘 팔릴까요? 제가 책을 모르고 문학을 이해하지 못해서 저만 이 책을 재미없다고 여길까요?” 하고 묻는다. 이때에 이웃님한테 들려줄 수 있는 말은 두 가지이다. 첫째, “저는 아직 그 책을 안 읽어서 모르겠습니다만, 이웃님이 느끼시는 그 결이 이웃님한테 맞지 않을까요? 누구는 어느 책을 아름답다고 여길 수 있지만, 누구는 그냥그냥 시큰둥할 수 있어요.”이다. 둘째, “저도 그 책을 읽었습니다만, 이웃님 말씀처럼 재미없고 허전하더군요. 그러나 사람마다 삶이 달라서 넋도 달라요. 어느 삶자리에서는 참 따분한 얘기일 테지만, 어느 삶길에서는 그야말로 재미있다고 여길 수 있어요.”이다. 《여행의 이유》를 읽고 나서 돌아본다. 누가 나한테 이런 책이 있다고 알려주거나 물어보거나 내밀지 않았으면 굳이 읽지 않았으리라. 글쓴님은 이녁이 ‘마실길’을 걸은 지난날하고 ‘글길’을 걷는 오늘날을 맞대어서 이야기를 엮는데, 글쓴님 나름대로 속내를 털어놓는구나 싶으면서도, 이분 꽤 ‘배부른 말씀’을 아무렇지 않게 하시네 싶더라. 아마 이런 글쓰기, 배부른 말씀을 아무렇지 않게 펼 수 있기에 소설쟁이 노릇을 하지 않겠는가?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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