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12.6.


《내가 지구를 사랑하는 방법》

 토드 파 글·그림/장미정 옮김, 고래이야기, 2010.6.7.



아이들이 얼마나 사랑스러운가는 아이들하고 살아갈 적에 물씬 느낀다. 그러나 나한테 아이가 아직 없던 2007년까지도 아이들이란 얼마나 사랑스러운가를 새삼 알았다. 바로 내가 아이였고, 내 동무도 모두 아이였으니까. 내 어릴 적을 떠올리면서 나나 동무나 모두 얼마나 아이스럽게 뛰놀았는지 모르는데, 동무들 해맑은 놀이빛을 바라보면서 ‘아, 나도 신나게 놀 적에 동무 같은 저런 얼굴일까? 그렇다면 내 낯빛도 매우 해맑을까?’ 하고 생각했다. 이러던 어느 날 ‘잘 안 웃고 얌전한 부반장 아이’가 불쑥 나한테 말하더라. “넌 어떻게 그렇게 해맑게 웃을 수 있니? 부럽다.” 나는 부반장 아이가 그렇게 한 말이 쑥스럽고 부끄러웠다. ‘아이고, 또 내가 너무 혼자 신나게 웃어대면서 놀았나?’ 하고 생각했는데, 이제 와 돌아보니 아니더라. 그 아이는 집이나 학교에서 너무 ‘공부 잘해야 한다’는 짐으로 어깨가 무거웠고, 나도 그런 짐이 아예 없지는 않았지만, 놀 적에는 다 벗어버리고 놀았을 뿐이다. 《내가 지구를 사랑하는 방법》은 살뜰하면서 아쉽다. 지구를 사랑하는 아이들 몸짓을 보여주는데, 좀 어른스러운 티가 많다. 어른이 지구를 사랑하는 길 말고, 아이가 아이답게 사랑하는 길을 담으면 훨씬 이뻤으리라.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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