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12.4.


《황금발의 병아리》

 미즈타니 쇼조 글·이토 히로시 그림/편집부 옮김, 대교, 2002.11.30.



포근한 날씨가 된다. 겨울에는 이 포근한 볕이 매우 고맙다. 듣자 하니 다른 고장은 춥기도 하고 눈도 내린다지만, 고흥은 멀쩡하다. 해가 떨어지면 썰렁하기는 하지만, 해가 오르면 반소매에 반바지도 거뜬하다. 겨울이란 철은 해님이 우리 삶터에 얼마나 아름답게 포근한가를 새삼스레 느껴서 익히라는 나날일는지 모른다. 늘 누리고 살지만 으레 잊기 마련인 빛하고 볕하고 살을 나누어 주는 해님을 고이 가슴에 품으면서 겨울나기를 하는 동안, 우리 마음은 한껏 고운 씨앗을 맺겠지. 그림책 《황금발의 병아리》를 읽는 내내 낯설지 않은 이야기인데 하고 느꼈다. 책끝을 보니 지은이 두 분은 에스파냐 이웃한테 힘내라는 뜻으로 이 그림책을 엮었다고 밝힌다. 으르렁대는 꼭두놈(독재자)이 판치더라도 우리가 슬기로우면서 사랑스러운 마음을 곱게 건사할 줄 안다면, 꼭두놈 따위야 가볍게 쓸어낼 수 있다는 이야기라고 할까. 그렇다. 꼭두놈이 뭐 대수로운가. 손수 지을 줄 모르고, 손수 가꿀 줄 모르고, 기꺼이 나눌 줄 모르고, 기꺼이 사랑할 줄 모르기에 꼭두놈 아닌가. 그저 ‘놈’하고 ‘님’으로 다른 말이 아니다. 삶이 다르고, 삶을 보는 눈이 다르니, 한쪽은 사랑이요, 다른 한쪽은 시샘이 된다. 우리는 언제나 해님을 품을 노릇이다.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