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선생 상경기 - 백성 시집 문학의전당 시인선 210
백성 지음 / 문학의전당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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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시읽기

노래책시렁 111


《백수 선생 상경기》

 백성

 문학의전당

 2015.8.28.



  꽃을 읽으려면 스스로 꽃이 되면 됩니다. 어떻게 사람이 꽃이 되느냐고 물을 까닭은 없습니다. 사람이라는 몸이 아닌 꽃이라는 숨결만 마음에 품으면 어느새 우리 누구나 꽃이 되어 꽃넋하고 하나가 되기 마련입니다. 마음이 맞는 벗이 있다면 왜 마음이 맞을까요? 나하고 다른 너이지만, 그야말로 다른 줄 제대로 깨달으면서 스스로 마음을 열기에 고운 벗님하고 마주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지핍니다. 꽃읽기도 이와 같아요. 책읽기도 이와 같지요. 언제나 우리가 먼저 스스로 마음을 열면 무엇이든 다 되면서 다 하는구나 싶습니다. 《백수 선생 상경기》는 스스로 ‘백수’가 되려 하고, 또 ‘서울로 가려’ 하는 몸짓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그렇지만 이 시집을 읽는 저는 ‘흰손’도 ‘서울길’도 마음으로 그릴 뜻이 없어서 심심합니다. 살살이꽃은 그냥 꽃이 아닙니다. 꽃다지꽃이나 꽃마리꽃도 그냥 꽃이 아니에요. 한겨레 옛이야기에 ‘숨살이꽃·피살이꽃’이 나옵니다. 어떤 꽃이기에 숨이며 피를 살리는 꽃이요, 살살 춤을 추는 꽃일까요? 가벼운 삶도 무거운 삶도 없이 오롯이 삶이 있을 뿐이니, 이 삶을 꾸밈없이 바라보려는 눈빛이라면, 한결 통통 튀면서 멋스럽고 재미난 시가 저절로 샘솟으리라 봅니다. ㅅㄴㄹ



코스모스는 그냥 꽃이 아님이 분명하다 / 그는 어쩌면 우주 밖 어느 행성에서 파견된 스파이일지도 모른다 (코스모스에 대한 다른 생각/50쪽)


저녁 식사를 끝내고 / 다섯 살짜리 손녀와 103번 채널 / 디즈니의 ‘올리비아’를 손뼉을 마주치며 / 웃고 보는 그 시간에도 (가벼운 일상의 무거움/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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