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11.30.


《엄마와 나》

 나카가와 미도리·무라마쓰 에리코 글·그림/이재화 옮김, 디앤씨미디어, 2017.5.2.



그림을 그리는 노인경 님이 빚은 《사랑해 아니요군》이 꽤 사랑받는다. 이제는 한국에서도 ‘아이하고 누리는 수수한 하루’를 조용하게 돌아보는 이야기가 사랑받을 수 있을 만큼 살짝 달라졌구나 싶다. 크다란 인문이나 커다란 예술이나 큼직한 철학이나 굵직한 문학이란 이름이 아니어도 된다. 아니, 그런 이름은 ‘삶을 사랑하는 슬기’에 댈 수 없겠지. 《엄마와 나》를 노인경 님 책하고 나란히 읽었는데, 《엄마와 나》가 한결 수수하면서 차분하구나 싶다. 일본이란 나라는 참 오래도록 이렇게 수수한 하루를 차분하면서 참하게 담아내는 눈빛이 밝다. 먼 데에서 찾지 않는달까. 바로 곁에서 찾아보고, 바로 스스로 알아보며, 바로 이곳에서 하루를 짓는구나 싶다. 곰곰이 보면 한국이란 나라도 아스라이 먼 옛날부터 다른 데를 높이거나 섬기거나 따르지 않았다. 나라지기나 벼슬아치란 이름을 내세운 이들은 한문이며 중국을 높이거나 섬기거나 따랐다지면, 거의 모든 수수한 사람들은 작은 보금자리·마을·숲에서 그야말로 작디작게 사랑으로 삶을 짓는 슬기로운 살림으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더 재미난 모습은 안 찾아도 된다. 삶은 다 뜻있고 재미나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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