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생각을 하는가 : 우리는 모든 자리에서 생각을 한다. 수저를 쥐어 밥을 먹을 적에도 무엇을 골라서 먹을까 하고 생각한다. 생각없이 아무것이나 되는대로 먹는다면 맛있거나 배부를까? 그냥 다 사다가 먹을 수 있으나, 무엇을 먹고 싶은가를 생각한 다음, 밀가루를 어떻게 골라야 하는가도 생각하고, 반죽을 어떻게 하는가를 배워서 차근차근 생각한 뒤에, 도마이며 밀대이며 어떻게 놀려야 제대로 되는가를 깨달아 칼국수 한 그릇을 즐거이 누린다. 생각없이 보낼 수 있는 곳은 없다. 생각하기에 비로소 아주 자잘한 일부터 매우 커다란 일까지 스스럼없이 맞아들여 기꺼이 추스른다. 1990.4.6.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