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도서관


유자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2019.11.24.)

 ―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혼자 유자알을 썰어서 재우는데 어느덧 큰아이가 다가와서 “나도 썰어 봐도 돼요?” 하고 묻습니다. “손을 씻고서 도마를 놓고 칼을 놓고서 하셔요.” 하고 이야기합니다. 얼마나 했을까요. 한낮에 걸린 해가 어느새 기울려 합니다. “아, 다리가 저리다.” “힘들면 이제 그만 하고 쉬셔요.” 나중에 곁님도 거들어 제법 많이 썰어서 재웁니다. 그러나 딴 유자를 다 썰어서 재우지는 못합니다. 힘을 짜내어 더 할 수 있으나 멈추고 부엌을 치웁니다. 이러고서 얼마 뒤 곯아떨어지는데, 우리 집 나무한테서 얻은 유자이기에 맨손으로 만져도 즐겁고, 껍질째 얼마든지 즐길 만합니다. 그동안 유자씨를 오독오독 씹을 생각을 못하다가 곁님이 한 톨을 씹으며 하나도 안 시다고 하기에 ‘그런가?’ 하고 생각하며 씹으니 참말 시지도 않고 단단하지도 않습니다. 하기는. 유자씨는 유자를 썰며 잘 썰리기도 하거든요. 그러나 유자씨 한 톨을 씹어서 먹으니 갑자기 졸음이 오더군요. ‘유자씨에 이런 구실이 있는가?’ 하고 생각하다가 ‘잠을 푹 자고플 적에 유자씨 한두 톨쯤 먹으면 깊이 잠들는지 모르겠네’ 하고도 느낍니다. ㅅㄴㄹ





* 새로운 한국말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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