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11.21.


《알바고양이 유키뽕 7》

 아즈마 카즈히로 글·그림/김완 옮김, 북박스, 2004.4.29.



여수에서 순천으로 기차를 탄다. 순천 기차나루 건너쪽에 있는 저잣길에서 떡을 장만한다. 시내버스로 버스나루로 간 다음 고흥으로 돌아가는 시외버스를 기다린다. 미리 썰어 놓은 감알하고 떡을 나누면서 하루를 돌아본다. 지난 이틀은 석 달짜리 두 아기를 지켜보고 돌보면서 보냈다. 사랑을 받으려고 태어난 아기는 저희 어버이가 보내는 눈빛을 먹으면서 무럭무럭 크겠지. 사랑을 즐기려고 우리 곁에 찾아온 두 아이도 어버이인 내가 보내는 눈빛을 맞이하면서 듬직하게 자라겠지. 기차를 탈 적에 큰아이가 “저기 적힌 입석·좌석이 뭐예요?” 하고 물었다. 기차나루에서 처음부터 ‘서는자리·앉는자리’로 적으면 아이들이 잘 알아볼까, 그래도 못 알아볼까? 삶터 곳곳에 흐르는 갖은 말은 삶을 나타내는 말씨이기보다는 일제강점기에 퍼진 말씨이기 일쑤이다. 《알바고양이 유키뽕 7》을 오랜만에 되읽었다. 예전에 다 장만했다가 통째로 잃었기에, 판이 끊어진 이 만화책이 눈에 뜨이면 새로 장만한다. 귀염이로 들인 고양이가 쑥쑥 큰 뒤에 바지런히 일해서 살림돈을 모은다는 줄거리를 잇는데, 삶자리 구석구석에 고단하거나 힘든 사람이 참 많이 나온다. 조금 더 느긋하면 어떨까. 조금 더 마음을 부드러이 내려놓고서 쉬면 어떨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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