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11.19.


《자작나무 세 그루》

 하인츠 야니쉬 글·마리온 괴델트 그림/이옥용 옮김, 가문비, 2006.1.13.



아이들이 들려주는 말을 곰곰이 생각하면 내가 어릴 적에 느끼거나 겪은 일이 고스란히 떠오른다. 나는 어릴 적에 그런 말이 모두 막히거나 잘렸다. 스스로 느끼거나 겪은 대로 말할 뿐이지만 어른들은 참 못마땅하다고 여겼다. 이를테면 차멀미라든지 어머니나 이웃집 아주머니 화장품 냄새 따위였는데, 버스이든 택시이든 작은아버지 자가용이든, 이런 차에 타면 머리가 어지러웠다. 화학덩이 냄새로 고단했다. 학교에서 무슨 자리를 펴서 어머니들이 우루루 몰릴 적에는 모두 화장을 얼마나 짙게 하시는지 그야말로 쓰러질 판이었다. 인천은 공장도 수두룩한데 어떻게 그곳에서 살아남았는지 용하기만 하다. 오늘도 공장도시 한켠에서 시름시름 앓는 어린이가 무척 많지 않을까? 《자작나무 세 그루》를 열세 해 만에 다시 편다. 아이들이 꽤 재미나게 읽고 누린다. 아, 2006년이 생각난다. 이 그림책을 꾸민 책마을 벗님이 나한테 한 자락 선물해 주면서 “책이 참 좋은데, 안 팔려. 이상하지 않니? 안 좋은 책이 안 팔리면 모르겠는데, 좋은 책이 안 팔리면 힘들더라.” 하고 한숨을 쉬었다. 그때에도 오늘에도 이 그림책은 참 사랑스럽다. 자작나무 세 그루가 살아가는 숲, 자작나무 세 그루가 만난 사람들, 그리고 오늘 우리가 선 이곳.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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