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그림책

오늘 읽기 2019.11.20.


《동물은 전쟁에 어떻게 사용되나?》

 앤서니 J 노첼라 2세와 세 사람 엮음/곽성혜 옮김, 책공장더불어, 2017.11.30.



큰아이하고 바닷길을 걷다가 문득 쑥꽃을 본다. 조그맣고 짙붉은 꽃송이를 줄줄이 매다는 쑥이다. 쑥꽃을 알면 가을날 들길이나 골목길을 거닐면서 문득 걸음을 멈추고 들여다볼 만하다. 쑥꽃을 모르면 얘가 어떤 숨결이나 이웃인지 하나도 알 턱이 없다. 느끼지도 못하겠지. 우리 집 쑥은 이모저모 알뜰히 훑어서 쓰느라 꽃을 피울 겨를이 없다. 뜻밖에 쑥꽃은 바깥마실을 하며 알려주는 셈이네. 아이가 코에 대고 큼큼하더니 냄새가 참 좋단다. 곧이어 다른 들꽃을 보면서 아주 좋은 냄새를 느끼고, 산국 곁에서도 한참 냄새를 누렸다. 가만 보면 화장품이나 향수를 비롯한 것들은 이런 들꽃이며 들풀이며 나무가 베푸는 수수하면서도 푸르고 그윽하면서도 정갈한, 더구나 우리 몸이며 눈을 틔우는 냄새를 흉내낸 화학덩이일 테지. 우리 곁에 숲을 두면 화장품이나 향수가 아예 없어도 될 노릇 아닐까. 《동물은 전쟁에 어떻게 사용되나?》를 한달음에 읽었다. 나로서는 예전에 다 읽거나 들어서 아는 얘기였다만, 이런 얘기가 처음이거나 낯설, 또는 못 믿을 이웃도 있으리라 여긴다. 과학이나 문명이란 이름을 앞세워 으레 돈벌이 싸움질에 써먹었고, 요새도 이와 같다. 한국이며 미국이 국방과학비를 억수로 써댄다. 그나저나 옮김말은 매우 아쉽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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