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11.17.


《고양이 라면 3》

 소시니 켄지 글·그림/오경화 옮김, 학산문화사, 2010.2.25.



아이들이 문득 꽂힌 만화책 《고양이 라면》을 같이 읽어 본다. 하나같이 터무니없구나 싶다고 여길 만한 라면이며 카레이며 밥을 차려서 내주는 ‘고양이 라면집 고양이’일 수 있지만, 라면집지기 고양이 눈으로는 늘 새롭고 재미나며 멋스럽다고 여기는 몸짓이다. 어떻게 해야 라면이 맛날까? 어떻게 해야 손님이 즐거울까? 어떻게 해야 가게지기가 기쁠까? 사랑이 어린 손길이 깃들기에 라면이고 국수이고 밥이고 나물이고 맛있다. 사랑이라는 손길이 흐르지 않는다면 아무리 값지거나 대단한 솜씨로 차리더라도 맛없을 뿐 아니라 몸에 어떤 이바지도 하지 못한다. 라면 한 그릇뿐일까. 책 한 자락도 글 한 줄도 매한가지이다. 언제나 마음으로 짓고 마음으로 받으며 마음으로 누려서 마음으로 나눈다. 마음이 깃들지 않으면 가벼운 장삿속으로 치우친다. 마음을 담기에 사이좋은 장삿길이 되어 저잣거리가 흥청거리고 노래가 흐르면서 신나는 바람이 함께 분다. 내가 지켜보는 눈에 네 따사로운 빛살이 스며든다. 네가 바라보는 눈에 내 포근한 빛줄기가 젖어든다. 온마음을 다해서 지켜보고, 온사랑을 모두어 바라본다. 생각해 보면 “어린이 라면”도 “할아버지 라면”도 매우 재미나면서 맛있고 멋질 만하다.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