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11.8.
《생각의 주인은 나》
오승현 글, 풀빛, 2017.6.30.
자전거를 달려 볼일을 마치는 재미를 작은아이가 차츰 익힌다. 큰아이도 아버지가 볼일이 있으면 으레 자전거를 같이 타려 했고, 읍내마실을 함께 다니려 했다. 어느덧 십일월로 접어드는데, 문득 생각하니 나나 작은아이나 장갑도 없이 반바지에 반소매(또는 민소매) 차림이다. 겨울에도 워낙 폭하니 이러고 살기는 하지만, 우리 집안을 빼고는 이 남녘에서 다들 두툼한 겉옷에 긴바지 차림이다. 그러려니 하며 지낸다. 춥다고 여기는 마음이라면 추위를 받아들일 테고, 날씨가 아닌 오늘 우리가 스스로 바라보고 나아갈 길을 헤아리면 어느 옷차림이든 덥지도 춥지도 않을 테니까. 《생각의 주인은 나》를 읽는다. 책상맡에 꽂은 지 이태가 지난 줄 어제 깨달았다. 이태씩 묵히고도 있는 줄 잊었다. 열두어 살부터 읽을 만한 책이지 싶으나 어린이나 푸름이한테 말씨가 좀 어렵다. 조금 더 쉽고 부드러이 말결을 골라서 이야기를 풀면 좋을 텐데. 어린이나 푸름이가 다른 눈치가 아닌 스스로 생각을 가꾸고 지어서 하루를 누리기를 바라는 뜻 그대로, 한결 수수하다면 좋겠다. 모든 길은 스스로 열고, 모든 하루는 스스로 누린다. 내 생각은 바로 내 생각이듯, 우리 몸하고 마음은 바로 우리 깊은 넋에서 반짝반짝 별빛으로 피어난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