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를 싫어하는 아이들아
김은영 지음, 김상섭 그림 / 창비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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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시읽기

노래책시렁 109


《김치를 싫어하는 아이들아》

 김은영 글

 김상섭 그림

 창비

 2001.7.30.



  놀이를 싫어하는 아이는 없습니다. 놀고 싶지 않은 아이는 참으로 하나도 없습니다. 이와 달리 아이가 놀기를 바라지 않는 어른이 꽤 많습니다. 아이한테 일을 시켜야 해서 아이가 못 놀게 하기보다는, 아이가 시험공부나 학교수업을 해야 한다고 여겨서 못 놀게 하지 싶습니다. 초등학교라는 곳을 다니면서 하루에 한나절이라도 마음껏 노는 아이는 얼마나 될까요? 공부도 수업도 하지 않고서 적어도 한나절을 뛰놀고 꿈꾸며 활짝 웃고 노래하는 아이는 얼마나 있을까요? 《김치를 싫어하는 아이들아》는 시골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는 어른 눈높이로 쓴 동시를 들려줍니다. 어디까지나 어른 눈높이입니다. 아이 눈높이는 아닙니다. 아무래도 교사라는 자리인 터라 아이들을 반듯하게 이끌거나 가르치는 이야기가 흐르고, 서울처럼 크지 않고 수수한 아이들을 지켜본 이야기가 흐릅니다. 그런데 교사란 자리라 하더라도 ‘아이들아, 같이 놀자? 날 어른으로 여기지 말고 너희랑 똑같은 동무로 여기며 같이 놀자?’ 하고 물을 수 있습니다. 김치를 꺼리고 샐러드를 먹더라도 ‘너희 입맛은 그렇구나?’ 하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억지로 김치 먹이지 맙시다. 날배추도 배추지짐도 배추된장국도 있습니다. 동시를 어른 눈으로 쓰면 억지스럽습니다. ㅅㄴㄹ



찬주의 주머니 속엔 / 놀이가 들어 있네 / 동무도 들어 있고 / 가을도 들어 있네 (20∼21쪽/찬주의 바지 주머니 속에는 무엇이 들었나)


샐러드는 잘 먹어도 / 김치는 싫어하는 아이들아 / 케첩은 잘 먹어도 / 된장 고추장은 싫어하는 아이들아 // 딱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 / 된장 고추장에 / 푸르딩딩한 풋고추 / 푹 찍어 먹어 보자 // 아려 오는 혀와 입술 / 타오르는 목구멍 / 입 크게 벌리고 / 허― / 숨을 내뱉으면 / 혀 밑으로 / 끈끈하고 맑은 침이 고이리라 (54쪽/김치를 싫어하는 아이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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