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사춘기 걱정 : 사람들은 ‘사춘기’를 걱정한다. 왜 걱정해야 할까? 죽음을 걱정하듯 걱정하지 싶으나, 굳이 걱정해야 할까? 우리한테 찾아온다면 죽음이든 사춘기이든 기꺼이 맞이하면 될 노릇 아닌가? 죽음이나 사춘기가 저 앞에 있으니 오늘 이곳에서 싫은 낯이나 미운 얼굴로 짜증을 내며 살아야 하나? 어른들은 아이들을 보며 ‘고3병’이라느니 ‘고2병’이라 하다가 ‘중2병’이란 말까지 지어서 쓴다. 참 철딱서니가 없는 모습이다. 왜 푸르디푸른 아이들한테 이런 ‘앓이(병)’란 말을 끼워맞추려 할까? 그렇잖아도 입시지옥으로 힘든 아이들을 굳이 아프게 몰아세워야 할까? 모든 아이들은 봄날을 지나간다. 봄날이다. 사춘기가 아니다. 모든 아이들은 꽃철을 거친다. 꽃철이다. 사춘기도 중2병도 아니다. 2005.11.5.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