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10.30.


《마야 인의 성서 포폴 부》

 고혜선 편역, 여름언덕, 2005.4.20.



날마다 어느 만큼 하면 일거리를 마칠 수 있으려나 하고 어림해 보면 딱히 길이 안 보인다. 일거리를 마치려는 생각보다는 날마다 꾸준히 이 일거리를 다스릴 뿐이지 싶다. 많이 할 수도, 쉬잖고 할 수도, 끝없이 할 수도 없다. 오직 하나인데, 지며리 하는 길이라고 느낀다. 마치 별 같다고 할까. 가만히 돌고도는 별. 스스로 돌면서 해를 복판에 두고서 찬찬히 도는 별. 어느 별이든 스스럼없이 차분하게 돈다. 해와 같은 별이라면 그 별은 꾸준하게 빛이며 볕이며 살을 내놓는다. 삶이라고 하는 길도 이러하리라. 《마야 인의 성서 포폴 부》에 흐르는 이야기는 알쏭한 듯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일 만하다. 이 책을 열 몇 살이나 스물 몇 살 무렵에 읽었다면 알아들었을까? 그때에는 그때만큼 알아들었겠지. 오늘은 오늘만큼 알아듣는다. 앞으로 예순이나 여든이란 나이를 지나가면 그때에는 또 그때만큼 알아들으리라. 책이름은 “마야사람 성서”로 옮겼다만, 마야겨레한테 거룩한 책으로, 입에서 입으로 물려주는 이야기로, 아이들이 배우고 어른들이 되새기는 살림꽃으로 하나씩 품은 발자취이지 싶다. 그러면 이 땅에는 어떤 거룩책이 있을까? 이 겨레한테는 어떤 살림꽃이나 삶책이 흐르고 흐르는 나날일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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