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10.29.


《득도 아빠》

 사와에 펌프 글·그림/고현진 옮김, 애니북스, 2018.11.15.



길을 깨달은 사람이 있고, 길을 깨닫고 싶은 사람이 있다. 길을 보는 사람이 있고, 길을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 그렇다면 생각해 보자. 길을 깨달으면 무엇이 달라지거나 나아질까? 길을 보면 무엇이 좋아지거나 바뀔까? 《득도 아빠》에 나오는 아빠란 사람은 처음에는 그저 수수한 사내였다고 한다. 어느 날 아주 크게 느낀 바가 있어 이곳에 있는 몸을 홀가분하게 털어낼 만했고, 이때부터 ‘부처 모습’인 채 지낸다고 한다. 이이는 깨달은 몸이면서 왜 이곳을 떠나지 않을까? 이곳에서 어느 몸도 대수롭지 않은 줄 알지만, 무럭무럭 크는 아이가 있고, 아이 곁에서 새롭고 즐겁게 일하고 싶은 곁님이 있으니, 두 사람을 돌보는 나날을 걸으면서 ‘깨달은 몸’을 그대로 이어가려는 뜻이지 싶다. 깨닫기에 확 바뀌면서 몸이란 옷을 내려놓고 하늘로 갈 수 있겠지. 깨달았기에 오히려 그대로 깃들면서 몸이란 옷을 한결 홀가분하게 다루면서 살아갈 수 있겠지. 길을 보았기에 어느덧 이 땅에서 자취를 감출 수 있겠지. 길을 보았으니 바로 이곳에서 더 기쁘고 아름답게 사랑을 지피는 하루를 누릴 수 있겠지. 어느 쪽이든 모두 아름다운 깨달음이자 바라봄이리라. 아쉽다면 《득도 아빠》가 꼭 한걸음만 나오고 두걸음이 없다는 대목!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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