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10.28.


《나무의 마음에 귀 기울이다》

 세이와 겐지 글/양지연 옮김, 목수책방, 2018.10.31.



곁님이 문득 뒤꼍에 가서 나무하고 논다. 아이들은 어머니 따라 나무 곁에서 같이 논다. 세 사람은 먼저 우리 집 석류나무를 감싼 하늘타리하고 환삼덩굴을 걷는 놀이를 하더니, 뽕나무로 옮기고, 감나무로 옮긴다. 옆에서 지켜보다가 나도 슥슥 덩굴 걷는 놀이를 하고, 유자나무를 타고 오른 덩굴도 걷는다. 다음이 감나무인데, 사다리를 높이 받쳐서 톱하고 낫을 같이 쥐고 올라가서 우듬지에 얽힌 덩굴을 슥슥 베고 잘라서 걷는다. 얼마쯤 걸렸을까? 한나절을 고스란히 썼지 싶다. 이동안 나무가 매우 시원해 하는 줄 느꼈다. 그리고 나무타기하고 얽힌 이야기를 알려주네. 사람들이 두려워하거나 미워하는 마음이 있으면 나무를 탈 수 없다고 한다. 아이들이 그렇게 많이 매달릴 수 있고, 새도 그렇게 많이 내려앉을 수 있는 까닭은, 모두 저(나무)를 좋아하고 아끼기 때문이요, 이때에는 나무가 힘껏 받쳐 준다고 속삭인다. 《나무의 마음에 귀 기울이다》를 편다. 옮김말은 꽤 아쉽다. 나무하고 마음으로 속삭이는 이야기를 다룬 책이니 더 보드랍고 수수하게 옮기면 좋겠는데. 나무를 학문이나 산업이 아닌 마음벗으로 바라보면서 찬찬히 풀어내는 이야기가 곱다. 참말로 나무는 입 아닌 마음으로 우리한테 온갖 이야기를 들려준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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