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틀맺기 : 어떤 일이든 굳이 끝을 맺어야 하지는 않더라. 즐겁게 하다가 안 되면 ‘아, 안 되었네?’ 하고는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해도 된다. 곰곰이 보면 사회에서는 무엇이든 ‘끝을 내라’고 하니까, 이런 데에서 꽤 힘들구나 싶다. 하다가 못하면 두 손 들고서 ‘아! 안 되네! 도무지 못하겠네!’ 해도 된다. 이렇게 그만두는 일도 ‘끝맺기’ 가운데 하나일 텐데, ‘하다가 그만두는 끝맺기’는 도무지 안 받아주는 셈이랄까. 어쩌면 사회는 끝맺기 아닌 틀맺기로 내몬다고 할 만하다. 끝이란 맺고 싶은 사람 마음이니, 이렇게 해도 좋고 저렇게 해도 된다. 보기좋게 끝을 맺어야 할 까닭은 없다. 보기나쁘게 끝을 맺으면 어떤가? 그저 그뿐이다. 틀에 박히거나 갇히거나 눌려야 할 일이 없다. 스스로 스스럼없이 하면 되고, 느긋이 놀이를 하듯 끝을 맺으면 즐거울 뿐. 2006.11.5.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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