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밥을 하는 마음 : ‘아, 오늘도 또 밥을 해야 하네?’ 하고 생각할 적에는 참으로 맛없는 밥이 나온다. 이런 마음으로도 사람들 혀를 사로잡는 멋은 낼 수 있으나 참맛이 나올 수 없다. 마음이 벌써 어둠에 물들었으니 손맛이 나오지 않고 겉멋만 나온다. ‘자, 오늘은 또 무슨 밥을 해볼까?’ 하고 생각할 적에는 참으로 맛있는 밥이 나온다. 이런 마음이더라도 사람들 혀를 하나도 못 사로잡는 멋이 될 수 있다만, 마음이 어느덧 기쁨으로 가득하니 겉멋은 볼품없어도 손맛이 확 살아난다. 이제 다 되었다. 무슨 밥을 하고 싶은가? 글을 쓴다면, 무슨 글을 쓰고 싶은가? 책을 읽겠다면, 무슨 책을 읽고 싶은가? 일을 한다면, 무슨 일을 하고 싶은가? 하루를 살겠다면, 무슨 하루를 살고 싶은가? 길은 늘 두 갈래 가운데 하나를 우리 스스로 골라서 간다. 1995.5.7. (덧말 : 신문사지국에서 먹고자며 지내던 날, 새벽마다 같이 밥을 짓던 분이 나한테 들려준 말을 조금 손질해서 옮겨적었다)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