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곁에 있을 때 : 모든 책집은, 새책집이든 헌책집이든 마을책집이든, 곁에 있을 적에 즐겁게 아끼면서 넉넉히 누려야지 싶다. 아무리 우람한 책집도 하루아침에 이슬처럼 사라질 수 있다. 조그마한 마을책집이라 해서 우리 마음을 적실 책이 없을 수 없다. 우리는 저잣구럭을 무겁게 채우려고 책마실을 가지 않는다. 마음을 적실 책을 만나려고 책마실을 간다. 어제 하나, 오늘 하나, 이튿날 하나, 이렇게 날마다 하나씩 만나도 좋다. 이레 앞서 하나, 오늘 하나, 이레 뒤에 하나, 이렇게 만나도 좋다. 지난달에 하나, 오늘 하나, 다음달에 하나, 이렇게 만나도 좋겠지. 곁에 있을 때에 느끼는 마음이라면 아름답다. 곁에 있을 때에 느끼지 못한다면, 아이들 웃음도 별빛도 햇살도 꽃내음도 나뭇잎도 흙빛도 물결도 못 느낄 수밖에 없다. 2004.5.20.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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