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푸른점
쁘띠삐에 지음 / 노란돼지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151


《내 이름은 푸른점》

 쁘띠삐에

 노란돼지

 2019.2.22.



  어릴 적에는 ‘돼지 멱따는 소리’가 그저 ‘듣기에 나쁘게 노래를 부르는 소리’라고만 여겼습니다. 학교에서는 노래를 얼마나 콩나물그림대로 따라서 부르느냐를 놓고 점수를 매기는데, 샘님 아닌 교사는 으레 “돼지 멱따는 소리는 집어치워!” 같은 말을 뱉었습니다. 이런 말을 자꾸 들으며 생각했어요. 왜 “소 멱따는 소리”나 “닭 멱따는 소리”라고는 안 할까요? 그리고 “사람 멱따는 소리”를 그려 보았어요. 우리가 사는 이 별 이 나라 이 땅에서도 서로 죽이고 죽는 끔찍한 짓이 참 잦았어요. 이때마다 사람이 서로 멱을 땄을 텐데 ‘듣기 좋은 소리’가 나온 적이 있을까요? 《내 이름은 푸른점》을 펴다가 ‘돼지 멱따는 소리’를 짚는 대목에서 가슴이 쓰립니다. 그래요, ‘돼지 멱따는 소리’란 돼지라고 하는 이웃을 오로지 먹을거리로만 삼아서 얼른 숨줄을 끊으려고 할 적에 돼지가 슬프고 싫고 괴롭고 아파서 내는 죽음소리입니다. 소도 닭도 아닌 돼지가 사람들한테 ‘돼지 멱따는 소리’를 남긴 뜻이 확 들어왔어요. ‘우리(돼지)한테서 이런 죽음소리가 나오도록 족쳐서 우리(돼지) 살점을 먹으려고 하는 너희들은 얼마나 이 삶이 즐겁고 아름다우냐?’ 하고 묻는다고 느꼈어요. 고기가 아닌 돼지요, 이웃이요, 목숨입니다.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