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양장] 금정산을 보냈다 - 2015 원북원부산선정도서, 2015 부산시 공공도서관 1월의 책 선정
최영철 지음 / 산지니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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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시읽기

노래책시렁 102


《금정산을 보냈다》

 최영철

 산지니

 2015.4.14.



  누가 묻는다면, 누가 “시는 아무나 쓰는가요?” 하고 묻는다면, 두 가지 뜻으로 “네, 시는 아무나 씁니다.” 하고 이야기하겠습니다. 아니, 첫째로는 “아무나 쓰는 시”라 말할 테고, 둘째로는 “누구나 쓰는 시”라 말하겠습니다. “아무나 쓰는 시”라 말할 적에는 ‘겉보기로는 시요 시집이지만, 알맹이가 드러나지 않는 꾸러미’라는 뜻입니다. “누구나 쓰는 시”라 말할 적에는 ‘우리는 모두 노래님이라, 어린이도 어른도 스스로 우리 삶을 스스럼없이 적바림하면 언제나 시가 된다’는 뜻입니다. 《금정산을 보냈다》를 끝까지 읽기가 쉬우면서 어려웠습니다. 시라는 틀에서 어떤 삶이나 줄거리를 담았나 하는 대목을 읽기란 쉬웠지만, 왜 구태여 이런 시를 들려주어서 무슨 삶을 나누려 하느냐 하는 대목에서는 어렵더군요. 부디 문학이라는 시가 아닌, 삶을 노래하는 이야기를 쓰면 좋겠습니다. 부디 시인이라는 이름을 내거는 시가 아닌, 사랑으로 살림을 짓는 이야기를 쓰면 좋겠습니다. 부디 붓을 들기 앞서 햇빛하고 별빛하고 꽃빛하고 눈빛을 맑은 손길로 마주하면 좋겠습니다. 부디 시인이 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노래하는 살림님이 되어 하루를 즐겁게 가꾸면서 활짝 웃고 춤춘다면 좋겠습니다. 살림을 그려야 노래입니다. ㅅㄴㄹ



담배 좀 그만 피라고 / 누군가 고안했을 / 해골재떨이 / 날 빤히 쳐다보며 / 넌 벌써 해골 / 넌 벌써 재떨이 / 살점 다 뜯어 먹히고 / 넌 벌써 뼈다귀만 남아 (해골재떨이/30쪽)


목표물은 분명해 보였으나 / 곧 자취도 없이 사라졌고 / 급히 이백원짜리 총 한 자루를 샀다 / 탄알이 있는지 쓱쓱 문질러 보는데 / 우두두두 오발로 발사된 알이 (볼펜 탄알/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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