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10.24.
《올챙이왕 케로리》
이토 히로시 글·그림/사과나무 옮김, 크레용하우스, 2011.5.30.
아이들이 슬슬 귀가 간지러울 텐데 먼저 “너희, 귀 좀 팔까?” 하고 묻지 않은 채 이레 즈음 지나간다. 저녁에 큰아이가 드디어 “아, 오늘 귀 파 달라고 하려 했는데 잊었네!” 하고 말한다. 저녁에도 얼마든지 귀파기를 할 수 있지만, 햇볕이 따사로이 들어오는 처마 밑에 눕혀서 귀를 파면 매우 즐겁기에 이튿날 아침에 잊지 말고 얘기하라고 이른다. 그림책 《올챙이왕 케로리》를 가을볕을 누리면서 읽었다. 처음 나오기로는 여러 해 앞서 봄일 텐데, 개구리 이야기를 담은 책을 한가을 늦자락에 편다. 요즘 우리 집 곳곳에서 개구리 노랫소리를 듣는다. 엊그제에는 커다란 두꺼비도 다시 만났다. 이 아이들은 겨울잠을 앞두고 이곳에서 괙괙 저곳에서 곽곽 노래를 한다. 논개구리 아닌 숲개구리인 터라 해마다 몸집이 자라고, 추위를 앞둘 때까지 드문드문 노래를 베풀어 고맙다. 여러 해를 살 뿐 아니라, 잡히지 않으면 열 해를 훌쩍 넘기며 무럭무럭 자라니, 올챙이로 지내는 삶이 좋더라도 먼먼 앞날을 꿈꾸어 보렴. 물살이도 재미날 테지만 뭍살이도 재미나단다. 우람한 올챙이로 임금 노릇을 해도 나쁘지 않지만, 날마다 새롭게 자라는 기쁨을 노래해 봐. 올챙이일 적에는 헤엄뿐이지만, 개구리일 적에는 노래를 비롯해 놀잇감이 많단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