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자유롭게 : “난 참 자유롭게 사는데?” 하고 말하는 사람이 조용히 있도록,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입을 싹 다물도록 할 만큼 ‘깨면’서 사는 사람이 있다. 이때에 “난 참 자유롭게 사는데?” 하고 말하던 사람은 그이가 입으로는 ‘자유롭게’를 밝히고 다녔으나 막상 제대로 자유로운 적이 없는 줄, 홀가분한 길이 아니라 ‘남이 보기에 이녁이 나아 보이도록 꾸민 몸짓’이었네 하고 느끼기 마련이다. 자, 이런 판이 벌어진다면, 언제나 두 가지 다음 길이 드러난다. 첫째, 이제는 입으로 “난 참 자유롭게 사는데?” 하는 말을 더는 읊지 않고서 참다이 홀가분하게 노래하는 길을 간다. 둘째, 앞으로도 입으로 “난 참 자유롭게 사는데?” 하는 말을 끝없이 읊을 마음으로 저 ‘깨면’서 사는 사람을 시샘하거나 미워하거나 손가락질하거나 따돌리거나 괴롭히려고 한다. ‘자유롭게’ 한 가지를 보기로 들었는데, 이 낱말을 ‘진보’라든지 ‘개혁’이라든지 ‘평화’라든지 ‘평등’이라든지 ‘친환경’이란 낱말로 바꾸어 놓고 보아도 매한가지이다. 2001.7.9.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