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뒤틀리다 : 처음 말이 태어날 적에는,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흘렀을 말일 텐데, 어느새 많이 뒤바뀐다. 왜 뒤바뀌거나 뒤틀리는가? 말이 사람한테 얼마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빛인 줄 알기에, 사람들이 이 빛을 못 누리거나 등돌리거나 저버리거나 몇몇이 거머쥔다면, ‘말빛을 잊거나 잃은 사람’을 ‘종(노예)으로 부릴 수 있는’ 줄까지 알아챈 이들이 있기에 그렇다. 총칼로 사람을 윽박지르는 이들이 왜 ‘말’을 마구 뒤흔들까? 또 사람들이 막말을 일삼거나 아무 말이나 하는 판을 꾸밀까? 슬기롭거나 어질거나 참한 말을 쓰는 사람이 늘어나면, 사람들은 저마다 스스로 깨어나기 마련이다. 사람들이 저마다 스스로 아름답고 사랑스레 깨어날 적에는, 그 어떤 총칼도 덧없는 노릇이 된다. 말빛을 잊거나 잃기에 종살이에 허덕인다면, 이들 종은 그저 쳇바퀴에 스스로 갇힌 채 총칼질 우두머리가 시키는 대로 맴돌기 쉽다. 말빛을 바로잡아서 환하게 퍼뜨리는 길이란, 총칼질을 이 땅에서 걷어내는 춤사위이다. 그렇다고 ‘바른말 고운말’을 써야 좋다는 뜻이 아니다. 우리가 쓸 말은 ‘맞춤법 띄어쓰기’도 아니자만 ‘바른말 고운말’도 아니다. 오직 ‘아름말 사랑말 슬기말 참말 꽃말’이다. 스스로 아름답게 피어날 아름말을, 스스로 사랑이 샘솟을 사랑말을, 스스로 슬기롭게 살림할 슬기말을, 스스로 참답게 생각하며 꿈꿀 참말을, 스스로 꽃이 되어 어깨동무할 꽃말을 쓰면 된다. 뒤바뀌거나 뒤틀린 결을 하나씩 바로잡으려고 새말을 새로운 삶터인 숲에서 짓는다. 2019.1.1.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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