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잠자리놀이 : 으레 틈이 없어서 이런 놀이를 하기 어렵다고 여기지만, 서울 한복판에서도 마음으로 잠자리라든지 새를 부르면 어느새 곁으로 찾아와서 어깨에 내려앉는다든지 손바닥에 앉힐 수 있다. 다만 ‘놀이’로만 불러야지, ‘시험’을 한다든지 ‘자랑’을 한다든지 하려는 생각이 아주 터럭만큼이라도 있으면 이 아이들은 찾아오지 않는다. 손바닥에 잠자리나 나비나 벌이나 풀벌레나 새를 앉히는 놀이란 무엇일까. 마치 흙물이 가라앉듯 몸이며 마음을 고요하게 두면, 어느새 어느 아이라도 우리 머리에 어깨에 팔에 손가락에, 때로는 마당에 가만히 엎드린 발가락에 내려앉는다. 이때에 마음으로 이야기를 한다. “오늘은 무엇을 보았니?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니?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니?” 2019.9.20.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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