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10.12.


《나무를 그리는 사람》

 프레데릭 망소 글·그림/권지현 옮김, 씨드북, 2014.5.26.



우리 집에는 ‘우리 집 나무’가 있다. 이 가운데 우리가 손수 심은 나무는 아직 없고, 우리가 이 집을 보금자리로 삼기 앞서부터 자라던 나무이다. ‘심은 나무’는 아니지만 ‘함께 사는 나무’이다. 이 나무를 심은 이웃들은 해마다 엄청나게 가지치기를 해대면서 ‘관리’를 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우리는 ‘관리’가 아닌 ‘사랑’으로 함께 살고 싶기에 ‘우리가 바라지도 시키지도 않는 가지치기 관리’를 하지 말아 주십사 여쭈었고, 한 네 해쯤 지나자 비로소 ‘우리 집 나무’를 나무결 그대로 지킬 수 있었다. 관리질 아닌 사랑질을 받는 나무는 무럭무럭 자라서 우리 집을 곱게 감싸 준다. 꽃은 꽃대로 열매는 열매대로 흐벅지게 베푼다. 왜 나무를 관리하지 않고 사랑하려는가? 아이한테도 똑같으니까. 나는 아이들을 ‘관리’하고 싶지 않다. 그저 ‘사랑’하고 싶다. 학교나 사회에서도 무슨무슨 관리를 한다고 나서지만, 제발 사랑만 하면 좋겠다. 이런 몸짓일 적에 비로소 《나무를 그리는 사람》이 눈에 들어오고, 우리 터전을 저마다 아름답게 가꾸면서 함께 웃는 길을 열겠지. 경제성장이나 대북정책이나 무기증강 아닌 ‘나무사랑’이란 길을 수수하게 생각하고 펼 줄 아는 이웃이 하나둘 늘면 좋겠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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