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남자는 왜 바지만 : “남자는 왜 바지만 입어?” 하고 물을 수 있을까? “남자는 왜 머리를 짧게 해?” 하고 물을 수 있을까? 멀리 갈 까닭이 없이 한국 하나만 생각해 보아도, 이 땅에서 ‘사내가 머리카락을 짧게 한 지’는 매우 짧다. 무척 오랫동안 머리카락은 어버이한테서 물려받은 몸이기에 함부로 건드려서도 쳐서도 안 된다고 여겨 왔다. 그러나 어버이한테서 물려받은 몸이어도 아이가 새롭게 가꾸거나 돌볼 수 있겠지. 기르든 치든 아이 마음이다. 그러나 ‘가시내라서 머리를 기르거나 치마를 둘러야’ 할 까닭도, ‘사내라서 머리를 치거나 바지만 꿰어야’ 할 까닭도 없다. 모든 사람은 저마다 스스로 머리를 기르든 치든 치마를 두르든 말든, 스스로 하면 될 뿐이다. 가시내가 바지를 꿸 수 있으면, 사내는 치마를 두를 수 있다. 누구나 즐겁게 하면서 집안을 가꾸는 살림일이다. 성평등이나 육아분담 같은 말을 쓰지 않아도 된다. 함께하면 되고, 같이하면 넉넉할 뿐. 2019.10.8.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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