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10.1.


《자물쇠가 철컥 열리는 순간》

 조재도 글, 창비교육, 2015.9.18.



돌개바람이 다가오기에 도화중학교 1학년 푸름이가 숲마실을 가려던 길을 그만두었단다. 아침에 바삐 다른 배움판을 마련하기로 하면서 ‘사람도서관’을 꾸리기로 했고, 도화중학교에서 매우 가깝다 할 마을에 사는 나도 틈을 내어 찾아가서 이야기를 펴기로 한다. 숲마실을 못 간 아이들은 어떤 마음일까? 늘 숲에 둘러싸여서 살기에 딱히 안 아쉬울 수 있을까? 숲, 말, 삶, 시골, 서울, 바람이 서로 어떻게 얽히는가를 들려주고서 쉴 즈음, 중학교 도서관에 꽂힌 책을 휘 돌아보는데 《자물쇠가 철컥 열리는 순간》이 보인다. 찬찬히 읽고서 제자리에 꽂는다. 이 ‘청소년 시집’에 깃든 이야기는 서울이나 시골 푸름이한테 얼마나 살갗으로 와닿을 만할까? 거의 훈계 아닐까? ‘내가 너희보다 오래 살아 봤어’라든지 ‘나는 너희 같은 청소년을 오래 마주해 봤어’ 하는 티를 내는 설익은 ‘청소년 시’는 아닐까? 학교생활하고 가정생활을 좀 건드린대서 청소년 시라는 이름을 붙여도 될는지 모르겠다. 요 몇 해 사이에 이런 ‘척하는 시’가 꽤 넘친다. 왜 ‘척하는 시’를 쓸까? 아무래도 시쓰는 어른 스스로 ‘어른·선생 자리’에 있으려 할 뿐, 푸름이 마음이나 삶으로 녹아들려는 눈빛은 아니기 때문이겠지.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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