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용역 : 학교에 도시락을 싸서 오지 않은 지 제법 된다. 학교에서 청소를 스스로 하지 않은 지 꽤 된다,. 아파트가 빠르게 늘고 퍼지면서 청소기를, 게다가 로봇 청소기를 쓰는 집이 늘어났고, 빗자루나 걸레를 손에 쥐고서 삶자리를 치우는 일이 자취를 감춘다. 이른바 ‘용역’이란 이름으로 맡긴다. 교사는 학교에서 교과서 진도를 알맞게 펴는 전문가로 서되, 밥살림이나 집살림이나 옷살림처럼 살림을 이야기할 수 없는 자리가 된다. 스스로 할 줄 모르는데, 스스로 생각하거나 알아보거나 살필 수 없고, 가르치거나 시키거나 이야기할 수조차 없다. 모든 일이 ‘용역’으로 굴러간다면, 이제 교사라는 자리도 용역일 뿐 아닐까. 교과서나 교재나 수업만 하고 그치는 교사로 있겠다면, 교사는 앞으로 교육공무원이나 교육전문가라는 이름을 벗고 ‘교육 용역’ 이름이 되어야지 싶다. 어쩌면 진작부터 교사도 용역 가운데 하나일는지 모른다. 2019.10.1.​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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